2011. 8. 19 (금)

* 먹이가 채 1시간도 안 돼서 바닥이 난다. 성돈들이 많아져서 그런 모양이다. 성돈 18마리, 자돈 28마리, 중돈이 없다. 오늘부터 50일령 자돈들을 모돈으로부터 완전 분리시켰다. 먹이 양을 늘려야 할 것 같다.

* 4~5호실의 문과 울타리를 수리해서 자돈들이 넘나들지 못하게 하고, 5호실에 이유한 백모돈 A, B 2마리와, 갈색모돈과 12일령 자돈 10마리를 합사시키고, 50일령 자돈 18마리는 4호실에 수용했다. 1~3호실은 성돈 18마리를 통합 수용했다. 젖을 떼고 분리된 새끼 돼지들이 엄마돼지에게 가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하는 걸 보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홀러서기 해야 할 때가 되면 홀로 서야 하고, 어미 돼지도 다시 몸을 추슬러 새로 임신할 준비도 해야 하니 어쩔 수가 없구나.

* 하루에 한 차례 오후 2~3시간 방목시간이 되면, 문을 열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웅덩이로 달려들 가서 머드 팩을 하는 일이다. 머드 팩을 그렇게 좋아한다. 머드 팩을 하면서 진흙탕을 먹는다. 진흙탕 속에 있는 미생물과 미네랄 등을 먹는 건지 여하튼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들을 섭취하는 모양이다. 피부 맛사지와 기생충 제거 효과도 겸해서일 것이다, 그리고는 방목장 여기저기로 유유히(?) 다니면서 풀도 먹고 바람과 햇볕도 쬐고 양지나 나무 그늘에서 쉬기고 하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몸싸움도 하고, 자유와 평화를 만끽한다. 엄마 돼지를 쪼르르 따라 다니면서 생존 훈련 받는 새끼 돼지들의 모습도 보기에 아름답다. 방목장의 풀밭과, 나무 그늘과 웅덩이는 가능한 한 확보하도록 하자. 방목시간이 늘면 돼지우리 바닥에 모여지는 축분이 그만큼 줄어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돈공들의 건강과 행복을 조금은 더 우선으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 반면에 방목장에 자연 시비가 되면 땅도 좋아지고 풀들도 더 잘 자라겠지.

아직 "돼지의 복지”란 말을 사용하기에는 인간의 이기가 너무 크다. 이사야서에 나오는 “여화와의 성산에서 다시는 해함도 없고 상함도 없으리라” 라는 모든 피조물들간의 완전한 화해와 평화는 과연 가능한 것인가? 붓다가 설하는 무차별 불살생은? 탐욕과 착취가 아니라면 공존과 공생을 위한 생태계의 먹이사슬은 조화와 균형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가 시도하고자 하는 평화마을개발 프로젝트가 자연농업을 통한 창조질서의 회복과 보존도, 소수종족 마을들간의 연대를 통한 사회적 기업의 달성도, 인간과 자연과 문화간의 통전을 통한 종국적 우주적 구원의 성취도 이루어내는 그런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 오늘도 어제에 이어 돼지우리 지붕 작업이 계속되었다. 시멘트 기둥과 기둥을 연결해서 가로 지르는 나무 기둥 위에 대들보가 올려졌다. 그런데 대들보 치고는 나무 기둥이 너무 가늘다. 그래도 서까래가 올려지고 서로를 의지하면 그런대로 힘을 받을까? 지붕 덮는 재료를 이번에는 검은 차양막과 비닐로 하려고 하니 그렇게 많은 힘을 받지 않아서 괜챦을까? 아니면 내일 의논해서 대들보를 튼튼한 나무 기둥을 사다가 다시 작업을 해야 하나? 아무튼 한 번 더 의논해 보자. 다나이와 알리가 오전부터, 솔로몬은 오후에 나와서 쿤 아차와 매 파딸라무를 도와 작업을 해 주었다. 고맙다.

* 흰 돼지 한 마리가 어제부터 밥도 잘 먹질 않고 누워만 있고, 동작이 둔하다. 오늘은 억지로 밀어내니까 오른 쪽 뒷발을 전다. 쿤 아차는 며칠 전 교미시킬 때 수퇘지가 물어서 그렇다는데, 그러다가 나으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고 병이 났으면 수의사를 불러 보여야 하나, 내일 더 주의 깊게 관찰해 보아야겠다. 새끼 돼지들 피부병은 그런대로 가라 앉는 것 같다. 다행이다. 가뜩이나 선무당 칼 춤 추는 것 같아 불안한데,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면 겁부터 난다. 그래도 경험이 쌓이니까 그런 만큼 덜하긴 하지만. 경험 만큼 훌륭한 선생님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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